벤츠, 콘셉트카 CLA클래스 첫선 '내년말 4종 출시'…"韓제조사 부품 들어갈 것"
BMW, 2025년 출시 콘셉트카 노이에 클라쎄 세계 첫 공개…"새로운 아이디어"
폭스바겐, ID.GTI 콘셉트 공개…"디자인 정체성으로 브랜드 차별화"
(뮌헨·서울=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임기창 기자 = 중국 전기차의 거센 도전장 속에 홈그라운드에서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을 맞이한 독일 차들이 2024∼2025년 출시를 목표로 야심에 찬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자국 시장에서 독일차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 중국차들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IAA에 대대적으로 참여, 물량 공세에 나섰다. IAA에 참가하는 중국업체 수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시내 아포테켄 호프의 오픈스페이스 전시장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초청해 첫 차를 구매하는 고객(엔트리 세그먼트)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 CLA클래스를 처음 선보였다.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는 CLA클래스는 벤츠의 새 전기차 플랫폼인 모듈형 아키텍처(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CLA클래스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동급 최대 수준인 750㎞에 달한다. 현재 동급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비해 35%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 남부 뮌헨까지 종단할 수 있는 거리다. 100㎞당 12kWh밖에 소비하지 않도록 에너지 효율을 극도로 높인 결과다. 400㎞를 주행할 수 있는 분량을 15분 만에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 속도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최고경영자(CEO)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CLA클래스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포트폴리오의 선구자로, 진정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4종의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프레젠테이션 이후 연합뉴스에 "1주일 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요한 기술 협력사들을 만났다"면서 "내년 말 새로 출시되는 CLA에 한국 제조사의 부품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24일 한국방문 당시 SK그룹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을 만났고, ㈜LG 권봉석 부회장과 면담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IAA를 통해 대거 유럽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자동차 산업이 전환기에 있는 시점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면서 "혁신적 기술과 디자인, 느낌 등에 대한 열망의 완벽한 조화 속에 항상 가장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 말미에는 지난해 은퇴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페더러는 '탁월함을 수십년간 유지할 수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상에 오르는 게 가장 쉬운 부분이고, 머무는 게 어려운 부분"이라며 "경쟁에서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든 노력을 이어가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전진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오프로더인 G클래스의 동생 격인 g클래스 출시도 예고했다.
BMW는 IAA를 앞두고 2일 전문가들을 초청해 2025년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 '노이에 클라쎄'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올리버 칩세 BMW그룹 CEO는 행사에서 "노이에 클라쎄는 새로운 상품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노이에 클라쎄의 차량설계 플랫폼은 앞으로 모든 BMW 전기차 모델의 기반이 된다. 먼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그다음에는 세단이 출시된다.
현재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는 각각 30% 빨라지고 길어진다.
폭스바겐은 이날 영화 제작지로 유명한 아이스바흐 스튜디오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초청해 진행한 미디어데이에서 차세대 전기차인 ID.GTI 콘셉트를 공개했다.
ID.GTI는 폭스바겐의 순수전기차인 ID. 시리즈에 고성능 라인업 GTI를 반영한 콘셉트카로, 양산 모델은 2027년 출시 예정이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폭스바겐 GTI는 운전의 즐거움과 실용성의 완벽한 조합으로 전 세계 고객과 팬들에게 수십년 동안 사랑받아온 모델"이라며 "ID.GTI 콘셉트를 통해 GTI의 DNA를 전동화 시대로 새롭게 이끌어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폭스바겐은 기업 정체성부터 제품, 디지털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디자인을 중심에 두겠다는 미래 전략도 발표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좋은 디자인은 고객 만족을 위한 필수 요소"라면서 "보다 분명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으로 눈에 띄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브랜드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는 위장 필름으로 외부를 감싼 후속 순수전기차 Q6 e-트론 프로토타입의 내부 디자인을 공개하며 '인간 중심'을 지향하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제시했다.
Q6 e-트론은 아우디의 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MMI)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MMI 조수석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 운전석과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뚜렷이 구분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수석 탑승자는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등으로 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어에서 운전대를 지나 중앙 콘솔까지 이어지며 통일감을 부여하는 '소프트랩' 마감, 가상 이미지와 거리감까지 구현하는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사용자의 행동을 자가학습하는 음성 어시스턴트 등도 적용됐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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