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운용·판매사, 국회의원인 것 알고 조치…보도자료 초안부터 '다선 의원' 명기"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채새롬 오지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태의 재검사에서 불거진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특혜성 환매 의혹에 대해 명백한 불법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러차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의 라임 펀드 환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불법에 기인한 수혜자인 것이 맞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라임펀드와 관련한 운용사·판매사의 법 위반 여부는 수사의 영역인데 특정 정치인에 대해 명예훼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 펀드 환매 자체는 명백한 불법이고, 불법 판매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특정인"이라며 "확실한 건 판매사와 운용사 모두 그 돈이 고위직 공무원의 돈인 걸 알고 조치를 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운용사가 법을 위반해 투자자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면서 "고유 자산에서 돈을 빼서 고객 자산을 메꾸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으며 특정 수익자를 빼면 오히려 직무 유기"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이와 연루된 다른 국회의원들이 있냐는 질의에는 "다른 국회의원들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대기업이 됐든 특혜의 대상으로 일반인이 볼만한 조직이나 단체는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보도자료에 '다선 국회의원'이라는 내용을 넣으라고 지시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가감 없이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한 기억이 있으며 이는 거액 해외 송금 건이나 사모펀드 건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에 백혜련 위원장이 금감원장에게 보고된 보도자료 초안에 다선 국회의원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냐고 재차 질의하자 이 원장은 "처음부터 들어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유자산을 개별 펀드에 자금으로 집어넣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고유자금 전용은 전혀 다른 경우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날 질의 과정에서는 금감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고 하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펀드사태를 재검사한 것 아니냐는 질의도 다수 나왔다.
이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정치 지망생이 금감원을 망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내년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냐고 질의하자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금감원에서 실명을 거론하면서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건에 대해 특혜를 본 사람이나 동료들이 단 한 번의 사과 없이 내게만 추궁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만약 혜택을 받았다면 송구하다고 시작하면서 말할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라임 등 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제재가 늦어지고 있다는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의 지적에 "징계 문제는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는데 최근 또 상황이 발생해 조금 더 고려할 점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라임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에 라임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 직전 다른 펀드 자금과 운용사 고유 자금을 이용해 일부 유력인사들에 환매를 해줬다면서 '다선 국회의원 A씨(2억원)'를 명기했다.
이에 당사자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환매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이복현 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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