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측 미확인…"중단된 국영기업 민영화도 재개"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향후 2∼5년에 걸쳐 최대 250억 달러(약 33조원)를 파키스탄에 투자할 것이라고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과도정부 총리가 밝혔다.
카카르 총리는 사실상 중단된 국영기업 민영화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경제난 속에 전기요금 등 물가 상승에 대한 국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 의회 해산 이후 총선 준비를 위해 출범한 과도정부를 이끄는 카카르 총리는 4일(현지시간) 수도 이슬라마바드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사우디가 광업·농업·정보기술(IT) 부문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카카르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해 사우디 정부의 코멘트를 요구했으나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카카르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투자는 파키스탄에 대한 사우디의 역대 최대 규모 투자가 된다.
사우디의 오랜 동맹국인 파키스탄은 현재 국제수지 위기를 겪는 데다 무역적자를 메우고 이번 회계연도(2023.7∼2024.6) 대외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카카르 총리는 사우디가 원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캐나다의 최대 광산업체 배릭 골드는 파키스탄의 레코 디크 금·구리 광산의 파트너 중 하나로 사우디 국부펀드가 합류하는 방안에 대해 열려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카카르 총리는 파키스탄의 미개발 광물 매장량이 보수적으로 잡아도 약 6조 달러(약 7천950조원)어치라고 말했다.
배릭 골드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에 있는 레코 디크 광산이 세계에서 가장 큰 저개발된 금·구리 매장 지역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배릭 골드는 이 광산의 지분 50%를 갖고 있고 나머지 50%는 파키스탄 연방정부와 발루치스탄 주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카카르 총리는 또 거의 중단된 국영기업 민영화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영 전력 회사와 관련한 두 건의 민영화 계약을 향후 6개월에 걸쳐 추진하고 에너지 부문에 속하지 않는 한 국영업체의 민영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국영기업들은 오랫동안 자금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파키스탄 당국은 국영 파키스탄국제항공(PIA)을 민영화 명단에 다시 올리기도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총선을 통해 들어선 많은 앞선 정부가 국가자산 매각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며 국영기업 민영화를 꺼려 현재 민영화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