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학교서 시험…교육장관 "기적적 해법 아니지만 시도할 가치"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프랑스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긴 드레스 '아바야'의 교내 착용 금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공립학교에서 교복 의무화가 시험 실시된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일단 소수의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교복 의무화를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탈 장관은 "교복 착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기적 같은 해결책이 되진 않겠지만 한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의 교복 의무화 시도는 학생들의 절제력 부족과 규율 불량, 성적 하락, 최근 아바야 착용 금지 등으로 야기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교복 의무화는 규율 문제와 교사 부족, 공립학교 성적 하락 등의 이유로 보수파와 중도파 정치인을 중심으로 도입 주장이 나왔다.
특히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은 모두가 교복을 입으면 가장 비싸고, 가장 고급스럽고, 가장 유행하는 옷을 입는 대결을 끝낼 수 있다며 교복 의무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도 지난 1월 교복이 단순하고 너무 칙칙하지 않다면 학교에서 입는 것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20년간 라틴어와 문학을 가르쳤던 마크롱 여사는 어렸을 때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녔고 만족스러웠다며, 교복은 학생들 사이에서 차이점을 없애주고 시간과 돈을 아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원 단체는 자금과 교원 부족, 관리 부실 등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교복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아탈 장관의 전임자인 팝 은디아예 전 장관도 교복 의무화에 반대했다.
프랑스에서는 1968년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 이후 공립 학교의 교복 착용 관행이 사라졌으며, 현재는 사관학교와 일부 사립학교에서만 교복을 입고 있다.
본토를 벗어난 프랑스령 지역에서는 학교에서 교복을 입는 문화가 흔한 편이다. 예를 들어 마르티니크에서는 공립 학교 3분의 1이 교복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앞서 아탈 장관은 지난달 말 이슬람 여성이 착용하는 '아바야'가 종교 의복이라며 향후 교내 착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좌파 진영의 반발을 불렀다.
아바야는 이슬람 여성들이 옷 위에 입는 긴 드레스 형태로,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종교적 의상이라며 교내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좌파 진영 일각에서 소송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아바야 착용 금리 결정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정교분리 원칙을 헌법 1조에 규정한 프랑스는 2004년 3월 초등 및 중등 교육기관에서 표면적으로 종교적인 복장과 상징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무슬림 여성이 머리에 두르는 히잡이나 차도르, 유대교의 전통모자 키파 등을 쓰는 것은 프랑스의 초중고교에서 전면 금지됐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