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프랑스 재건의 출발점"…'이슬람 드레스' 착용금지 등 논란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연금 개혁을 마무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교육 문제로 재임 집권 2년 차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사회에 논란을 일으킨 각종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연일 일선 학교를 방문하며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후 피레네 아틀란티크주의 한 중학교를 찾아 학교 관계자들을 만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지방의 한 직업 고등학교를 방문해 새 학기 입학 준비 과정을 살피면서 정부가 내놓은 새 지침들을 옹호했다.
지난해 4월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를 찾아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난달 정부는 ▲ 기초 학력 증진 방안 ▲ 학교 내 이슬람 드레스 '아바야' 착용 금지 ▲ 바칼로레아 시험 6월로 연기 ▲ 일부 학교 내 교복 실험 ▲ 방학 기간 조정 등의 조치를 내놨다.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이 학교를 우선순위에 둔 것은 학교가 프랑스 국민 관심사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의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는 프랑스 교육 시스템이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교육 시스템이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42%에 불과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공개된 주간지 르푸앙 인터뷰에서 "학교는 프랑스를 재건할 수 있는 출발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싸워야 할 전투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물론 정부가 내놓은 새 지침들은 프랑스 사회에 새로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당장 '아바야' 착용 금지를 두고는 무슬림 여성들에 대한 '낙인찍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인기 유튜브 채널 '위고 데크립트'에 출연해 "우리는 종교를 이용해 공화주의와 세속주의에 도전하는 일부의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며 '아바야' 금지는 "학교 내 세속주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말하려는 것일 뿐 어린 무슬림 소녀들이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법적 다툼도 벌어지고 있다.
'무슬림권리행동협회'는 지난 1일 최고행정법원인 국참사원에 '아바야' 착용 금지를 유예해달라는 긴급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국참사원은 이날 오후 3시 이에 관한 심문을 진행한다. 국참사원의 결정은 심문 종료 뒤 48시간 이내에 나올 예정이다.
일선 현장에서도 아직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은 이날 아침 BFM TV에 출연해 새 학기 첫날인 전날 전국적으로 298명의 학생이 '아바야'를 입고 등교했으며, 이 중 67명은 '아바야' 벗기를 끝내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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