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름 새 두 차례 내리자 비야디 등 토종 브랜드 가세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토종 브랜드들이 가세하면서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업계의 가격 할인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6일 전강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일 중국에서 신형 모델3을 출시하면서 준대형 세단인 모델 S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5만3천 위안(약 968만원), 9만8천 위안(약 1천791만원) 인하했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보름 만에 이들 차종 판매 가격을 또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모델S와 모델X 가격은 보름 새 11만 위안(약 2천만원), 16만 위안(2천900만원) 떨어졌다.
테슬라는 지난달 14일에는 '모델 Y 롱레인지'와 '모델 Y 퍼포먼스'를 1만4천 위안(약 255만원)씩 인하했다.
테슬라의 잇따른 가격 인하는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슬라는 작년 중국 전기차 선두 비야디(比亞迪·BYD)에 세계 신에너지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뒤 지난 7월에는 비야디와의 월간 판매량 격차가 3배 이상 벌어졌다.
테슬라의 '메기 효과'에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즉각 가격 할인 경쟁에 가세했다.
비야디는 지난 2일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2천 위안(약 37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한 전기차 구매자에게 '위안(元) 프로' 신형 모델 가격을 6천 위안(약 110만원) 할인해주겠다고 밝혔다.
또 '친(秦) 플러스 DM-i'와 '위안(元) 플러스', '탕(唐) DM-i' 가격을 각각 5천 위안(약 91만원), 5천800위안(약 106만원), 3천 위안(약 55만원) 내렸다.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도 이달 말까지 구매자들이 24개월 무이자 할부나 1만 위안(약 183만원)의 가격 할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재구매하거나 기존 차량을 교환하면 최대 2만4천 위안(약 439만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이치-폭스바겐은 선착순 3천명에게 'ID.4 크로스' 가격을 5만 위안(약 914만원) 내린 14만5천900위안(약 2천667만원)에 인도하기로 했다.
지리자동차는 소형 전기차 가격을 최대 1만 위안(약 183만원) 내렸고,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링파오)는 이달 말까지 1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도 테슬라가 모델 3과 모델 Y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13.5% 내리자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과 글로벌 내연기관차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인하, 치열한 가격 할인 경쟁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주도하는 가격 경쟁이 중국 신에너지차 업계의 구조 조정을 촉발해 적자생존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의 신에너지차 육성 정책만 믿고 기술력 없이 뛰어들었던 영세 업체들이 출혈 경쟁 과정에서 도태되고, 거대 업체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독주 체제를 구축한 뒤 신에너지차 시장 점유율을 40%로 확대한 비야디는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205% 급증한 109억5천400만 위안(약 2조원)의 순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신흥 업체인 웨이라이(니오·NIO), 샤오펑은 각각 109억2천600만 위안(약 2조원), 51억4천만 위안(약 9천392억원)의 손실을 기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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