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망명 신청자, 프랑스나 EU 영토에 있어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영국에서 수감 중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단체가 요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크레테유 법원은 한 단체가 지난 3월 "어산지가 영국에서 프랑스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전날 기각했다.
법원은 프랑스에 망명 신청을 하려면 "신청자가 프랑스 또는 유럽연합(EU) 영토에 있어야 한다"는 법 규정을 근거로 이 단체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그가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판결에 항소할 뜻은 없다면서도, 한때 어산지의 변호사였던 에리크 뒤퐁-모레티 프랑스 법무부 장관에게 어산지 문제를 다뤄달라고 촉구했다.
어산지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세계적 파장을 낳았다.
미국의 수배를 받던 그는 2012년부터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7년 만인 2019년 에콰도르 정부에 의해 추방됐고 즉시 영국 경찰에 체포돼 벨마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미 법무부는 2019년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 요청을 했다. 영국 정부도 그의 송환 승인을 결정했지만, 그는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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