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낮아졌지만 경협논의 적임자 평가도…러시아도 대표단 파견할 듯
중국 "중·북은 산과 물이 연결된 이웃…방문 원만한 성공 거둘 것"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한종구 특파원 =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이 북한 정권 수립(9·9절) 75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부 초청에 의해 류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정부 대표단이 방북해 9·9절 75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표단은 9·9절 75주년 기념 열병식 등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도 류 부총리의 북한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조선노동당과 정부의 초청으로 류궈중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8일부터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 부총리의 방북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달라는 연합뉴스의 요청에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연결된 우호적인 이웃 국가"라며 "양당·양국은 줄곧 친선 교류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초청을 받고 고위급 대표단을 북한 국경절 75주년 경축행사에 파견하는데, 이는 중국과 북한의 두터운 우의와 중국이 중·북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우리는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이번 방문이 반드시 원만한 성공을 거두고 중북 관계의 심화와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믿는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양측이 한창 협상하고 있으니, 제때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년 전인 70주년 행사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당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공산당 서열 3위)이 단장을 맡은 중국 대표단이 방북한 바 있다. 이때와 비교하면 방북단의 격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과학기술 관료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류 부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간 경제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류 부총리는 지린성 성장을 역임하는 등 중국 동북 지역에서 근무한 경험도 풍부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경제 분야에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리잔수보다는 류궈중 부총리의 이번 방북이 북한이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협조를 요청하기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이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도 북한의 9·9절 75주년 행사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9·9절 70주년 때는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7월 27일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행사에도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당시 북·중·러가 뭉치는 모습이 연출된 바 있는데 이번에도 이런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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