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360 기조연설로 '공식 데뷔'…"강제혁신 안 당하려면 변화 선점하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은진 오규진 기자 = 김영섭 KT[030200] 신임 대표이사는 7일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데 만족했다"고 자성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막을 올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안정적인 인프라 제공에 안주한 게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0일 취임한 지 8일 만에 공개 무대에 데뷔한 김 대표는 여권의 '이권 카르텔' 비판 속에 약 9개월의 경영권 혼돈을 거친 KT를 비롯해 국내 통신업계 전반에 대한 쓴소리로 첫 대외 메시지를 전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독점적인 서비스를 통한 수익에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Telco(통신사업자)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놔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김 대표는 진단했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 혁신'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 김 대표는 "클라우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이 미래 디지털사회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홀로그램 통신, 도시나 국가 수준의 매시브 디지털 트윈(현실의 기계나 장비 등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것), 딥러닝에 기반한 초지능 로봇, 양자암호통신 등 "새로운 방식의 통신이 녹아든 세상"으로의 변화를 선점하자고 김 대표는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해 통신망부터 준비하는 '인프라 퍼스트'의 접근이 아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의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가 공식 후원사를 맡은 이 행사는 GSMA가 매년 모바일 산업 현안에 관해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M360이 국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퍼스트 미래를 선도하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에는 KT뿐 아니라 삼성전자[005930], 차이나모바일 등 국내외 주요 ICT 기업 리더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6세대 이동통신(6G), 핀테크 등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논의했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도 연설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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