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이 한중관계 걸림돌되면 안돼…북핵 악화할수록 한미일 공조 강화"
中리창 "간섭 배제하고 한중 핵심이익 존중해야…남북대화 촉진 계속할 것"
(자카르타·베이징=연합뉴스) 안용수 정아란 기자 정성조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 문제가 한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 리창 총리와 회담한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그만큼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은 우리에게는 실존의 문제"라며 "중국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중은 공히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한중관계를 발전시키려면 먼저 중국이 국제법을 지키고 북핵 저지에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또 "한일중 정상회의가 이른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리 총리는 "적극 호응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앞으로 고위급에서 활발한 한중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시진핑 주석에게도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가 저장성 성장을 오래 지내고 장쑤성, 상하이시 당 서기직 등을 지내면서 한국 기업과 활발히 교류하는 등 경제 교류 관계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시장 개방성을 중시하면서 한중 교류 협력에 많이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 총리는 시 국가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안부를 전달하고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먼 친척보다도 가까운 이웃이 협력하고 잘 지내면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이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정치적인 상호 신뢰를 증진하며, 간섭을 배제한 채 마주보기를 바란다"며 "중한 관계가 시대와 함께 발전해 양국 인민에 도움이 되고, 역내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촉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 총리는 "양국은 선린우호의 큰 방향을 견지하면서 영역별 교류와 협력을 계속하고, 손잡고 어려움과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하고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해 첨단 기술과 녹색·저탄소 등 협력의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다만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구축'과 '대북 압박 동참' 등 윤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선 '핵심이익 존중'과 '남북한 대화 촉진'이라는 중국의 종전 입장을 각각 재확인하며 이견을 드러냈다.
그는 "양국은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해 중한관계의 대세를 지켜내야 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남북 쌍방의 화해·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왔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주장해왔으며, 앞으로도 중재와 대화 촉진에 계속 힘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한중 회담)은 한미일 관련 언급이 없었다"며 "최근 한중 경제 회담도 재개됐고, 외교라인의 고위급 회담도 재개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 진척에 대해서는 "리 총리가 한중 FTA의 2차 협상을 가속해서 양국이 개방성을 높이고, 업그레이드된 자유무역협정을 하자고 제기해 왔다"며 "장기간 한중 교류가 막혀 있어서는 서로에게 좋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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