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엿보려 영해 기선 39㎞까지 접근…근접 정찰 중단하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의 최신 핵탐지정찰기가 6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어 중국군의 훈련이 예정됐던 동중국해를 정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공군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 1대가 6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이륙해 중국의 ADIZ에 진입했고, 동중국해부터 황해(서해)까지 중국 해안을 따라 근접 정찰을 했다고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남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을 인용해 보도했다.
SCSPI는 미군 정찰기가 중국 영해 기선에서 21해리(약 38.8㎞)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이 6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이 해역 일부를 포함한 동중국해 훈련을 예고한 상황이었다며, WC-135R의 정찰은 중국군 훈련 시작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어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군사 전문가'의 입을 빌려 "미국 정찰기가 중국군의 장비 배치 등 동중국해 군사 훈련 정찰을 시도했을 수 있다"며 "미군이 중국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군사 훈련을 엿보기 위해 중국의 문 앞에 찾아온 것은 도발적이고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불필요한 오해와 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이런 근접 정찰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WC-135R의 비행 구역이 한반도 주변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동향을 포착하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C-135 계열은 핵 탐지 전문 특수 정찰기로, 동체 옆에 달린 대기 표본수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탐지한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관련 동향이 포착되면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 물질 수집 등 활동을 해왔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쑹중핑은 이런 가능성을 언급한 뒤 "미국의 근접 정찰이 (중국에) 안보 위협이 된다면 쫓겨날 것"이라며 "WC-135R은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것보다 후쿠시마 근처에서 핵 오염수 투기를 감시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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