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머니룩' 트렌드 지속…원색 대신 차분한 색 인기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올가을 패션 키워드는 클래식'
패션업계가 올해 가을·겨울(FW)에는 화려한 디자인 대신 차분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패션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올드머니룩'의 영향이 FW 시즌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한 럭셔리'로도 불리는 올드머니룩은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 혹은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박힌 요란한 디자인 대신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11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해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온 화려한 세기말(Y2K) 스타일이 저물고 올해 FW에는 고전적이면서 얌전한 스타일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출시되는 FW 신상품의 트렌드를 보면 색상이 밝은 원색 대신 베이지, 브라운, 블랙, 화이트 등 튀지 않고 차분한 색이 주를 이룬다. 눈길을 잡아끄는 패턴과 장식도 사라졌다.
통상 가을의 기본 아이템으로 꼽히는 가죽·니트·트위드 소재 재킷과 트렌치코트 등의 귀환도 눈에 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들이 대거 돌아왔다"며 "여성복 브랜드들이 베이지 색상의 트렌치코트, 블랙 가죽재킷, 브라운 스웨터 등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에 디자인 변화를 준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패션업체들이 소개하는 올해 FW 시즌 컬렉션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그대로 녹아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르베이지는 최근 '뉴 클래식'을 콘셉트로 한 FW 컬렉션을 선보였고, 무신사도 올해 FW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클래식한 아이템을 활용한 '백 투 베이직'(다시 기본으로)을 제시하고 관련 스타일링을 화보 형식으로 공개했다.
이러한 클래식 트렌드의 배경에는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지속한 '보복 소비'가 한풀 꺾이고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신중한 소비 의식이 자리 잡았고, 그 연장선에서 유행에 민감하고 화려한 옷보다는 단순하고 절제된 디자인의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올드머니룩을 '미니멀리즘'의 한 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잉 소유를 벗은 소비 패턴과 함께 과시하지 않는 조용한 디자인을 표현하는 이중적 의미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해 FW 시즌에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하는 가운데 '미니멀리즘'이 전체적인 무드로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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