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 신청한 BB&B 지분 거래로 5개월만에 800억원 수익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투자 고수로 유명한 미국의 억만장자가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라이언 코언 게임스톱 대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SEC가 문제로 삼은 것은 2021년부터 밈주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의 생활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 지분 매입과 매각 과정이다.
코언 대표는 지난해 3월 1억2천만 달러(약 1천600억 원)를 투자해 BB&B 지분 10%가량을 인수하면서 대주주가 됐다.
밈주식 투자 분야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코언이 BB&B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그가 대주주로서 BB&B의 수익성 증대를 위한 각종 개혁 방안을 추진하자, 주식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도 34%나 급등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8월 갑자기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그가 BB&B 지분 인수 5개월 만에 올린 수익은 6천만 달러(약 800억 원)에 달한다.
그는 지분 매각 직전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BB&B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BB&B 투자자들은 지난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코언을 고소했다.
코언이 기업에 대한 나쁜 소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BB&B는 올해 초 자금난을 이유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 2011년 온라인 애완동물업체 'Chewy'를 설립한 뒤 거액에 매각해 억만장자가 된 코언은 이후 잇따라 밈주식 투자에 성공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밈주식'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계기가 된 2021년 초 '게임스톱 사태' 당시에도 그는 게임스톱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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