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투자자들, 이번주 CPI·소매판매·PPI 발표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꾸준히 둔화하고 새로운 구직자가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고용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과거 물가를 억제하면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그러한 예측과 관련해 느낌이 매우 좋다"며 "우리는 정확하게 그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길에 기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모든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초 반세기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실업률이 지난달 상승했지만, 이는 대규모 해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8%를 기록했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노동력 참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처럼 노동시장이 일부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일"이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필요하다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조처를 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이와 함께 주요 신흥국 그룹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으로 인한 리스크(위험)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한 후 "G20이 여전히 글로벌 협력을 위한 최고의 포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브릭스에는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G20 정상회의를 주최한 인도는 브릭스 회원국이지만 중국과 국경분쟁을 지속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 인도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으로 돌아온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옐런 장관은 재정문제를 놓고 또 한 차례 대결에 직면한다. 미 의회가 아직 연방 세출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이달 말 연방정부의 부분적인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옐런 장관은 이에 대해 이자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에도 불구,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주식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징후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16%나 상승한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주 고용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큼 강하지는 않았으며, 오는 13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이와 비슷한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투자자들은 기대했다.
CPI가 너무 높게 나오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현 금리를 보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에너지 가격 급등"을 이유로 CPI가 7월의 전월 대비 0.2%에서 8월에 0.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근원 CPI는 0.2%로 안정되고, 전년 대비로도 7월의 4.7%에서 4.3%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진전의 신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14일 발표되는 소매 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다른 지표들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한 달 전 28%에서 최근 44%로 높아졌다.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에도 대체로 시장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낙관적인 시각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가 유럽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고 S&P500 소속 기업들의 이익침체가 끝났다는 징후들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 기업 수익 축소 우려로 인해 증시 추가 상승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공공 부문에 내린 '아이폰 금지령' 소식에 S&P 정보기술 섹터가 지난주 2%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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