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편으로 삼성·SK 큰 피해…대중 추가 제재 대비해야"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될 것이란 국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11일 'KIEP 오늘의 세계 경제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과 동맹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공급망과 범용 기술에 기반을 둔 중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중국의 고급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에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도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충돌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방적 통제가 지속되면 동맹국과 협력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언제든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비즈니스를 어렵게 하고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미국의 라이선스 결정에 휘둘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 제재에 따른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반도체 기업의 해외 투자는 2005년을 기점으로 2020년까지 중국에 대한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이는 기업 내 생산 공정의 분업화를 위한 투자였는데, 현시점에서는 제재 영향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은 끝나지 않을 전쟁"이라며 "국내 반도체 생산역량을 늘리고 반도체 제조 허브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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