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모테기, 자민당 요직 유지…관방장관·재무상 변동 없을 듯"
외무상·방위상 및 '오염수' 지칭 농림수산상 교체 예상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3일 단행할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주요 인물의 보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집권 자민당에서 아베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파벌의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재임을 내정했다. 당내 세 번째 파벌을 이끄는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의 유임도 결정된 분위기다.
자민당에서 네 번째 파벌의 회장인 기시다 총리가 계속해서 아소파, 모테기파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에서 간사장과 함께 요직으로 분류되는 정무조사회장, 총무회장, 선거대책위원장의 면면도 사실상 결정됐다.
아베파 소속인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은 직책을 유지하고, 모리야마 히로시 선거대책위원장은 총무회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으로 유명한 오부치 게이조(1937∼2000) 전 총리의 차녀 오부치 유코 중의원(하원) 의원은 새롭게 당 4대 요직(당 4역) 중 하나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오부치 의원을 만나 선대위원장 기용 의사를 전달했고, 오부치 의원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현재 49세인 오부치 유코 의원은 총리 재임 도중 갑자기 별세한 아버지의 지역구(군마현 제5구)를 물려받아 26세 때인 2000년 정계에 입문해 내리 8선에 성공했다.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때인 2014년 중요 부처인 경제산업성의 수장을 맡았으나, 자신이 관여한 정치단체의 허위 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관료직을 사임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가 오부치 의원을 후임 선대위원장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여성의 정치 참여 유도와 당내 파벌의 역학 관계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부치 의원은 모테기파에 속해 있다.
한편 기시다 내각의 유력 정치인들은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업무를 주도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유임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아베파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아울러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요구에 따라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도 교체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무상과 방위상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방송 NHK는 기시다 총리가 가미카와 요코 전 법상을 외무상으로 기용할 뜻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또 기하라 미노루 중의원 의원을 방위상에 기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일본 정부 명칭인 '처리수'가 아닌 '오염수'로 불렀다가 비판의 대상이 된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물러나고 미야시타 이치로 중의원 의원이 입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기하라 세이지 의원과 이소자키 요시히코 의원은 모두 관방 부장관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를 방문 중이던 지난 10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각과 자민당 인사를 "이르면 13일에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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