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사이버위협 정조준…"北 사이버 위협에 맞서 싸우고 제재 회피 막아야"
국정원 "北 세계 금융기관·가상자산 공격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한미 사이버 안보 당국과 전문가들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초점을 맞춰 대응 전략을 점검하고 철통같은 공조 태세를 다짐했다.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함께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사이버공간 국제 평화안보체계 구축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에서다.
앤 뉴버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화상 연설을 통해 "북한은 사이버 활동을 통해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재원을 획득하고 있다"며 "한미일 3개국 실무그룹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맞서 싸우고 제재 회피를 막아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고 북한의 암호화폐 도난, 세탁, 사용과 WMD 재원 조달을 위한 북한의 인력 활용, 악의적 사이버 행위자들에 대해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버 위협에는 국경이 없다"며 "특히 우리와 강력한 동맹 관계에 있는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달 사이버 공간에서의 공조 체제를 다진 한미일 정상회의 선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의 진화를 우려하면서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방어를 통해 승리해야만 한다"고 두 번이나 힘줘 말한 뒤 "한국의 사이버 대응 민관 통합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장도 기조연설에서 "국가가 배후인 해킹 조직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사이버 공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은 전 세계 금융기관과 가상자산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과 통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해킹 조직이 AI를 활용한 가짜뉴스 등 '영향력 공작'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까지 훼손하고 있다며 "위협 세력에 대한 추적과 제재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이고 봉쇄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효진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도 개회사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물리적 공간으로 전이돼 대한민국에 직접적 안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사이버 안보를 국가안보 선순위로 설정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여야 의원들도 북한 문제 등을 거론하며 사이버 안보만큼은 협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인프라, 통신으로 국민 생활의 상당 부분을 사이버에 의존하고 있는 IT 선진국으로서 역설적으로 사이버를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 중인 북한의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선제 대응을 위한 국가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사이버 안보만큼은 힘을 합쳐서 대비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에는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주제로 해외 안보기관 관계자 등 국내외 사이버안보 전문가 3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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