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가미카제 탱크' 전술을 역이용해 러시아 진지 공격에 나섰다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제128 산악여단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포리자주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새로운 전술인 가미카제 탱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전술은 폭발물을 잔뜩 실은 탱크를 상대 진지로 보내 자폭시키는 것을 말한다.
원래 '가미카제 탱크'는 러시아가 노후한 탱크를 굴러다니는 거대한 폭탄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한 전술이었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역이용했다.
우크라이나 산악여단은 전쟁 초기 노획한 수십 년 된 T-62 탱크를 이번 작전에 투입했다.
산악여단 대변인은 운전병이 폭발물로 가득 찬 탱크를 몰아 러시아 진지 목표물까지 거의 다가갔고, 리모컨을 사용해 탱크를 자폭시키기 전에 운전병이 탱크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고 설명했다.
탱크 운전병은 "당연히 나는 (가미카제 탱크 공격에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만약 탱크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폭발물이 (바로) 터졌다면 난 즉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무사 귀환을 하거나 아니면 (전쟁터에서) 죽기를 원했다"며 "그래서 이번 임무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이번 가미카제 탱크 전술에 활용한 T-62는 구소련이 1961년 처음 도입했고 1970년대에 제작이 중단된 구형 전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대 장비 부족으로 수십 년 된 탱크를 전장에서 사용했고, 우크라이나 산악여단은 작년 가을 러시아군이 요충지 헤르손에서 후퇴할 때 T-62를 노획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확보한 T-62를 트랙터 용도로 활용하다가 이번 공세에서 가미카제 탱크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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