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핵위협 고도화 의도…다음 수순은 SLBM발사?
'북핵대응 균형전략' 절박…"한국도 핵추진 잠수함 구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북한이 미사일을 공개한 이후 논리적으로 취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전 세계를 향해 이 잠수함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매체인 '분단을 넘어'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면서 '김군옥 영웅함'(제841호)을 공개한 이후의 행보에 대해 신형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전술 핵잠수함'이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런 예측은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위협을 실감 나게 표현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핵무기 개발국들의 초기 목표는 다른 핵보유국으로부터의 억제력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핵능력이 진화하면 실전 사용을 고려하게 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9월 8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는 11개 항의 법령을 채택했다. 이 법령에는 선제 핵 공격은 물론 한반도 남쪽을 향한 노골적인 핵 위협에 해당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북한의 핵위협 중에서 한국과 미국 군사·정보당국이 주시하는 것이 SLBM이다. 잠수함은 그 은밀한 이동 가능성으로 인해 포착해 대응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특히 잠수함에서 불시에 발사하는 SLBM을 막기는 더욱 힘들게 된다.
사실 북한은 지난 2016년 세계에서 7번째로 SLBM을 개발했지만 이를 실어나를 잠수함의 수준이 열악해 큰 위협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했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전술핵공격잠수함의 진수식을 공개한 것은 북한에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의 경우 발사관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함 전체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하지만 북한의 의지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전술핵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생각한다면 전술핵공격잠수함을 통한 핵위협은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만간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에서 SLBM을 실제 실험발사하는 장면을 북한의 다음 행보로 예상하는 것이다.
만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곧 있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기술 분야에서의 러시아 협력을 이끌어 낼 경우 'SLBM 위협'의 수준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진수식 축하연설에서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전반적인 잠항작전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술핵공격잠수함에 이어 핵추진잠수함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의 경우 기존의 잠수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을 지닌다. 수중에서 잠수할 능력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중에서 24시간 고속 기동할 수 있는 것도 핵추진잠수함 뿐이라고 한다.
논리적으로 보면 SLBM을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을 북한이 보유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앞바다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김정은과 푸틴의 회담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런 핵위협의 고도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북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는 시점에서 한국의 대응도 시의성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SLBM 위협이 갈수록 고조됨에 따라 미국과의 합동 억제력 수준도 균형적으로 제고돼야 하는 것은 물론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을 만들기 전에 우리도 핵추진잠수함을 제조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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