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하방위험 커졌는데 가계부채는 늘어"
8월 24일 금통위 의사록…"중국 의존 경제 체질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달 24일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3.50%)하면서, 성장 위험과 금융 불균형이 얽힌 '딜레마' 상황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경기는 가라앉는데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는 뜻이다.
한은이 12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한 위원은 회의에서 "앞으로 물가는 대체로 당초 전망 경로를 유지할 것이나,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진 반면 금융 불균형은 확대됨에 따라 정책목표간 상충 관계가 심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에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성장, 물가 경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과 경기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정책금융 지원 등 공급 요인과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수요 요인이 겹쳐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 정책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역시 동결에 표를 던진 다른 위원도 "현재 상황에서 기준금리 결정 여건을 보면,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며 "물가는 하락 추세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기는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본격 회복 국면에는 미치지 못하고 가계부채는 증가 추세에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국발 경제 충격과 이에 대한 경제 구조적 체질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의원은 "지난 수십 년 세계는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누렸는데, 값싼 물건을 대량 공급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가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해줄지는 미지수"라며 "저물가를 동반한 경제성장을 이끈 교역 확대와 세계화 추세도 국제 정치·경제 환경 변화로 모멘텀(동력·동인)이 다소 주춤한 상황인 만큼 금리를 동결하고 고금리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며 경제 체질 개선에 노력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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