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중앙은행(RBA)이 지난 7월부터 석 달째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호주의 소비자 신뢰도(신뢰지수)는 예상과 달리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 은행과 멜버른 경제사회연구소가 공동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 호주의 소비자 신뢰도가 지난 7월 81.3에서 0.3포인트 하락한 81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RBA의 금리 동결로 다소 반등한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긍정 응답을, 극심한 생활비 압박으로 인한 부정 응답이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9월 신뢰지수 역시 월초지만 80대를 밑도는 저조한 응답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웨스트팩 은행의 소비자 신뢰도 조사는 응답자의 경제 전망을 취합해 기본값 100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소비자 신뢰도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 상황을 과거 평균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RBA는 작년 5월부터 연 7% 넘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12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1%에서 4.1%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작년 4월 95.8을 기록했던 소비자 신뢰도 역시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들어 물가가 한풀 꺾이면서 RBA가 3차례 금리를 동결했으나 소비자 신뢰도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웨스트팩 은행의 빌 에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두 달 동안 기름값이 15% 급등하는 등 가계의 생활비 압박이 심각하다"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1년 이상 침체에 빠져 1990년대 불황기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4대 은행인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NAB)의 조사에 따르면, 전반적 침체에도 호주의 기업 신뢰도는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NAB의 앨런 오스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 둔화세에도 수요와 공급이 대체로 균형을 이뤄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설비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경제 전망에 대한 기업 신뢰도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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