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에르도안 좋은 관계…대한민국은 산업 성공사례"
"튀르키예 절반이 33세 이하에 인적역량 뛰어나고 혁신생태계 우수"
"한국 배터리 생산 원해…알타이 전차처럼 韓과 드론 협력도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메흐메트 파티흐 카즈르 튀르키예 산업기술부 장관은 12일 "튀르키예는 두번째, 세번째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고려하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서 대한민국과 협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 대기업 투자유치 및 정부 면담을 위해 방한한 카르즈 장관은 이날 중구 장충동 주한튀르키예대사관에서 진행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흑해 앞 시노프 지역에 새 원전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 튀르키예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남부 메르신주(州) 귈나르에 짓고 있는 1호 원전인 아쿠유 원전의 준공을 앞두고 연료 장전식을 개최했다. 원자로 4기를 갖춘 이 원전은 내년 본격 가동된다.
튀르키예는 아쿠유 원전이 국가 전력 소비의 10%가량을 충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시노프와 트라제 등지를 2·3번째 원전 후보지로 놓고 건립을 검토 중이다. 한국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등이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즈 장관은 "현재 재생에너지가 튀르키예 전체 전력 생산량 비중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생산이 일정하지 않다"며 "2053년 국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원전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전 사업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 정상이 언급한 내용"이라며 "지난 몇년간 한국과 이런 대화가 많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협업이 업그레이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 뉴델리 G20 회의를 계기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의 신규 원전 사업 참여와 방위산업분야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달 7월 27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예방을 맞아 윤 대통령의 자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카르즈 장관은 인터뷰에서 "양국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두 나라의 문화와 정서도 굉장히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산업 부문, 특히 전자 분야의 성공 사례"라며 양국 산업협력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카르즈 장관은 "튀르키예는 백색가전 제조 부문에서 유럽 1위의 국가"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에 튀르키예에서 생산하고 있는 품목 외에 다른 제품들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튀르키예에서는 최근 국산 최초의 전기차 브랜드 토그(Togg)가 출시됐으며, 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튀르키예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설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가운데에 현대차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튀르키예는 특히 자동차 및 에너지 생산시설 배터리 생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등의 투자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카르즈 장관은 "튀르키예는 인구 8천500만명의 절반 정도가 33살 이하일 정도로 매우 젊은 나라이며, 인적 역량도 굉장히 뛰어나다"며 "연구개발(R&D)·혁신 생태계가 굉장히 잘 짜여있는 데다, 유럽연합(EU)과 관세동맹을 체결하고 있는 것도 수출 측면의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 국내에만 약 300개의 산업잔지가 조성돼있고, 세금 혜택 및 인력고용·현금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가능하다"며 "해외에서의 투자를 가장 장려하는 나라가 바로 튀르키예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르즈 장관은 "튀르키예 정부 차원의 지원으로 방위산업에서 열매를 거둬들이고 있으며, 무인항공기(드론) 수출 실적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1위에 올라 있다"며 "한국과 함께 알타이전차를 생산했던 것처럼 드론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르즈 장관은 13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면담 등 일정을 진행한 후 튀르키예로 귀국 일정에 올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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