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NGO "피해자 88%는 중남미에 분포…콜롬비아 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해 전 세계에서 환경 보호와 원주민 거주지 보전 등을 위한 활동을 하다 피살된 이들이 180명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국제 비영리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에서 내놓은 연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생태계 수호를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은 이들은 최소 177명으로, 이 중 88%가량은 중남미에서 숨진 것으로 추산됐다.
가장 치명적인 국가는 콜롬비아로, 이곳에서만 60명이 피살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2021년(33명)의 거의 2배다.
브라질(34명), 멕시코(31명), 온두라스(14) 등이 그 뒤를 이었고, 필리핀(11명)의 피해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광범위한 파괴로 몸살을 앓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39명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희생된 활동가 34%가 전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토착민 커뮤니티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토착민을 상대로 한 공격이 매우 빈번하다는 점을 나타내는 방증이라고 이 단체는 전했다.
살해 원인은 주로 광물 채굴 등 자원 개발에서의 갈등 또는 토지 분쟁이 꼽혔다.
보고서는 "활동가 피살 사건을 조사한 2012년 이래로 지난 11년 간 무자비한 사건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각국 정부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느슨한 처벌이 또 다른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성토했다.
피살 사례가 정점을 찍었던 건 2020년(227명)이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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