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아르헨티나 월간 인플레 12.4%…1991년 이후 최악

입력 2023-09-14 09:42  

대선 앞둔 아르헨티나 월간 인플레 12.4%…1991년 이후 최악
페소화 18% 평가절하 영향 분석…기준금리 118%로 동결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아르헨티나에서 지난달 깜짝 페소화 평가절하 이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이는 등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12.4% 상승, 물가 상승이 통제를 벗어난 상태를 의미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난 1991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1.5%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124.4% 올랐으며, 이 역시 30년 만에 최고치이다.
이처럼 8월 소비자 물가가 전달에 비해 두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야당 '진보자유' 소속으로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 의원이 대선 예비선거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다음 날 정부가 기습적으로 페소화를 18% 평가절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페소화 평가절하 직후 하룻밤 사이에 가격을 인상해 1980년 말에서 1990년대 초 당시 겪었던 하이퍼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14일 이사회에서 이러한 인플레이션 급등에도 올해 후반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 기준 금리를 현재의 118%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리들이 전했다.
하지만 미국 투자회사 오펜하이머앤코의 페르난도 로사다 매니징 디렉터는 높은 물가 상승은 확장적 통화 및 재정 정책 때문이라면서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BCRA의 설문조사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170%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이뤄진 페소화 평가절하는 지난 몇 년간 페소화 고평가를 위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엄격한 통화 통제정책 유지로 인해 달러화가 고갈된 직후 국제통화기금(IMF)의 44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페소화 평가절하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9월 소비자물가도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6월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위축되면서 올해 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이런 가운데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지지가 상승해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집권 페론주의 연립정부 후보인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 등과 치열한 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0월22일 총선이 함께 치러지며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득표율 1, 2위 후보가 11월 19일에 결선을 치른다.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 임기는 12월 10일부터 4년이다.
nadoo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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