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항목 중 6개 이상범위"…기후·담수·토지 등 위험
"인간활동 탓 악화…1만년 인류번성 환경 지속할지 몰라"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지구 생명유지시스템의 손상이 심각해 이제 지구가 인류의 안전한 활동 영역에서 벗어난 상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9개 환경기준인 지구위험한계선(Planetary Boundaries) 가운데 6개가 인간이 야기한 오염과 자연 파괴로 인해 깨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기준선을 넘어 악화한 항목은 생물권 보전과 토지 사용, 기후변화, 담수 사용, 질소와 인의 흐름, 합성 오염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건강한 생태계 기능을 포함하는 생물권 보전 항목은 이미 19세기에 기준선을 넘어섰으며 토지 사용 항목은 지난 세기에 이미 깨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9개 항목 가운데 생물학적 기준에 해당하는 4개 항목이 이미 고위험 수준이거나 고위험에 근접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기오염과 해양 산성화 항목도 깨지기 직전이지만 오존 파괴를 불러온 해로운 화학물질 퇴출 노력의 영향으로 대기 오존 항목만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코펜하겐대학의 카서린 리차드손 교수는 지구상에서 지난 1만년 동안은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환경이 지속될지는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리차드손 교수는 지금의 지구는 위중한 고혈압 환자와 같은 상태라면서 심장마비가 임박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심장마비 위험이 매우 커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위험한계선 개념을 제시한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공동소장은 과학계와 국제사회가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더 큰 걱정은 지구의 회복력 감소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록스트륌 소장은 회복력 감소는 지구 온도를 1.5℃ 낮추려는 기후변화 목표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며 지구 환경이 진짜 티핑포인트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2천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처음으로 지구위험한계선 9개 항목 전부를 평가한 것으로 지구 전체에 대한 첫 번째 과학적 건강검진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앞서 지구위원회도 지난 5월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환경의 8개 지표 중 7개가 이미 '위험 구역'으로 들어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위원회는 기후, 대기오염, 비료 남용에 따른 수질 오염, 지하수, 담수, 미개발 자연환경, 전반적인 자연·인공 환경 등에서 8가지 지표를 설정해 그 정도를 조사했더니 대기오염을 제외하고 모두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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