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 저녁에 하바롭스크 도착 예상…러 국방 등과 만찬(종합)

입력 2023-09-14 18:33  

김정은 열차 저녁에 하바롭스크 도착 예상…러 국방 등과 만찬(종합)
15일 전투기 생산 공장 및 조선소 시찰할 듯…현지 김정은 맞이 준비로 분주
김 위원장, 16일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예정…러 국방장관도 동행


(블라디보스토크·도쿄=연합뉴스) 최인영 최수호 박성진 특파원 = 4년 5개월 만에 극적으로 성사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전투기 생산 공장을 시찰하기 위해 극동 하바롭스크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만찬 일정을 소화한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를 타고 하바롭스크주에 있는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갈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김 위원장은 만찬이 끝난 후 자신이 타고 온 전용 열차로 곧장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정상회담이 열렸던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동쪽으로 1천170㎞가량 떨어져 있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현지 시각으로 낮 12시 18분 현재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향하는 하바롭스크주 인근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지선 부근에 도달했거나 막 진입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점에서 콤소몰스크나아무레까지는 8∼9시간 정도 걸리는데 김 위원장 전용 열차 속도가 일반 열차보다 느린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오후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도착 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미하일 데그탸레프 하바롭스크주 주지사 등과 만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과 민간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이 시찰에는 김광혁 조선인민군 공군사령관과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김 위원장을 동행하고 쇼이구 장관이 안내할 것으로 보여 양국 군 당국 간 협력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는 전투기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도 있다.
교도는 김 위원장이 조선소도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지도자의 하바롭스크주 방문은 2001년과 2002년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과거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찾아 전투기 생산공장 등을 시찰한 바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도시에서는 며칠 전부터 김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열차가 도착할 역 주변 화단에는 꽃을 심었고 대대적인 청소도 실시했다.
선로 주변에는 울타리 등을 설치했으며, 역사 계단을 페인트로 새롭게 칠하는 작업도 있었다.
깔끔한 도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도심 건물 벽면 불법 광고물 제거, 도로 청소, 가로등 페인트칠 등도 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5일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일정을 소화한 뒤 전용 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1천150㎞가량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는 16일 정오를 전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태평양함대 사령부, 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하고 당일 밤늦게 북한으로 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위원장 경호를 위해 오는 15∼16일 지역 주민 등의 극동연방대 출입은 금지된다.
또 쇼이구 장관도 김 위원장의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도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방문한 뒤 귀국 전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시찰할 예정"이라며 "쇼이구 장관이 블라디보스토크 시찰에도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박 3일간 머물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 등을 소화한 바 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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