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쟁력 강화 위해 AI 필요…울산, SW 메카 될 수도"
SK그룹·울산상의, '2023 울산포럼' 개최…ESG 등 주제로 열띤 토론
(울산=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계열사 전체를 합해 앞으로 계획이 잡혀 있는 투자가 울산에만 8조원이 된다"며 친환경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투자계획을 언급한 데 이어 "그린과 에너지 전환에 관련된 투자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기후 변화 때문에 탄소 감축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은 앞으로 100% 재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끌고 나가는 게 목표"라며 세계 최초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 ARC'가 목표 달성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SK 울산 콤플렉스(CLX) 내에 울산 ARC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또 이번 포럼에서 "향후 울산포럼은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울산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는 포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인공지능(AI) 활용 필요성을 거론했다.
최 회장은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며 "울산 지역의 제조업 데이터를 끌어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AI 중심으로 도시가 탈바꿈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딱딱하고,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가 있는 곳이 아니라 멋있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제조업에 대해 가진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울산이 노력하면 이는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은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지역포럼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울산 지역 발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패권국, 한국의 시대가 온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문명사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가 녹아내리고 앞으로 10여년 이내에 일 년 내내 항해할 수 있는 인류문명의 큰길로 등장할 것"이라며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면 한반도는 인류 문명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북극항로의 거점항구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한민족 역사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ESG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공급망에서의 ESG 이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특정 기업의 경쟁우위만을 평가했지만, ESG 시대에는 그 기업이 속해있는 전체 생태계와 공급망을 함께 봐야 한다. ESG 시대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정한 상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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