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출국·결혼도 못 하는 '취업 유예' 선택 8년 전보다 4배↑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경제 침체로 역대급 청년 실업에 직면한 중국에서 대학생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취업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펑파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 상하이 조사총대(總隊)가 지난 4월 4천여 명의 대학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만취업(慢就業·느린 취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만취업은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창업 등을 모색하거나 진학, 연수, 유학 등을 통해 학력을 높여 조건이 좋은 직장을 찾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만취업족(族)은 경제력을 갖춘 부모가 물질적 지원을 하면서 자녀가 조급하게 취업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아 미취업에 따른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조사 대상의 32%는 유학, 연수 등을 통해 더 공부하겠다고 답했고, 6%는 취업 유예를 선택했다.
취업 유예는 졸업 후 후커우(戶口·호적)가 원적지로 이전되는 것을 원치 않는 미취업 대학생이 성(省) 취업지도센터의 승인을 받아 2년간 후커우를 학교에 유지하는 것이다.
2년간의 취업 유예 기간에는 취업은 물론 출국이나 결혼도 할 수 없다.
만취업 선택 비율은 8년 전인 2015년 15.9%에서 8년 만에 22.1%포인트 증가했다.
공부를 더 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17.3%포인트 늘었으며, 취업 유예 선택 비율은 8년 전과 비교해 4배가량 급증했다.
만취업 선택자들이 원하는 평균 월급은 1만1천141위안(약 203만원)으로, 취업한 대졸자가 받는 평균 월급보다 8.7% 많았다.
이들이 취업을 원하는 직종은 교육업이 29.1%로 가장 많았고, 문화·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 관리, 금융 순이었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작년 12월 16.7%에서 지난 6월 21.3%로 치솟아 2018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여름 졸업한 대학생이 사상 최다인 1천158만 명에 달해 하반기 청년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당국은 7월 청년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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