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동 작년 교역 570조원 규모…"2030년까지 새로운 차원으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서방과의 긴장 고조 속 중동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교역 확대를 추진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중동 국가 관리들은 전날 홍콩에서 열린 '일대일로 서밋'에서 2030년까지 양측 간 교역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중동 국가 간 전체 교역은 4천314억달러(약 572조원) 규모로 10년 전의 2천224억달러(약 295조원)에서 2배 가까이가 됐다.
사우디 주재 중국대사 천웨이칭은 해당 행사에서 "중국과 중동은 언제나 좋은 파트너였다"며 "최근 몇년간 중국과 중동은 건전한 방식으로 함께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중동에서 '녹색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중국대사 장리밍은 2021년 756억달러(약 100조원)였던 중국과 UAE 간 교역이 2030년까지 2천억달러(약 265조원)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여행, 산업 공급망이 중국과 중동 간 교역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과기대 나우바하 샤리프 교수는 미국이 중국 및 일부 중동 국가와 불안한 관계를 맺는 때에 중국과 중동의 교역 확대는 중동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공세를 반영한다고 SCMP에 말했다.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의 10주년이다.
시 주석이 2013년 8월 제창한 중국 주도의 글로벌 경제 벨트 구축 구상인 일대일로는 중국 내륙에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동남아시아와 인도,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까지 잇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SCMP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최근 몇년간 아랍 세계와의 교류 확대를 지원했고 중국의 중동 공세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서방이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이 가난한 나라를 채무의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한 일대일로 참여국인 이탈리아가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과 대조된다.
에너지, 운송, 물류 분야의 투자를 촉진하는 일대일로는 석유 의존에서 탈피해 태양광 등 투자 가능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아랍 국가들의 뜻과 맞아떨어진다고 샤리프 교수는 진단했다.
지난해 컨설팅업체 DS&A는 UAE에서 약 6천개의 중국 사업이 펼쳐지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중국 인력이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2018년 UAE를 국빈 방문해 양국 관계를 다졌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사우디를 찾아 500억달러(약 66조원) 규모의 투자·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경제 협력 범위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일대일로 서밋'에서 UAE 수도 아부다비의 경제발전부 관리는 "우리나라에는 양측 경제 모두에 이익이 될, 중국이 투자할 많은 부분이 있다"며 "중국이 성공하는 곳에서 아부다비도 성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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