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 20대 인도 여대생, 지난 1월 시애틀서 과속 경찰차에 치여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미국 시애틀에서 유학 중이던 20대 인도 여대생이 지난 1월 과속 경찰차에 치여 숨진 직후 사고 현장으로 가던 미국 경찰관이 피해 여대생에 대해 부적절한 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문제의 미국 경찰관은 여대생 목숨값으로 1만1천달러(약 1천400만원)를 주면 되겠다는 식의 '막말'을 했다.
이에 인도 정부 측은 강력 반발하며 미국 측에 신속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미국 측의 수용 약속을 받아냈다.
15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인도 여대생은 지난 1월 23일 시애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과속으로 달리던 경찰차에 치여 숨졌다.
가해 차량에 차고 있던 경찰관은 마약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고를 낸 경찰관이 다쳤는지 확인하러 다른 경찰차가 출동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니얼 오더러란 이름의 경찰관이 차를 몰고 현장으로 가던 중 옆좌석 동료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이 자신의 바디캠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1일에야 공개된 바디캠 영상에서 오더러는 웃으면서 숨진 여대생 목숨값이 얼마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하면서 (시애틀) 시(市)가 "그저 체크 한 장을 써 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3세인 여대생 나이를 26세로 잘못 언급하면서 "1만1천달러. 그녀는 어쨌든 26세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인도 측은 발칵 뒤집혔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주재 인도총영사관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시애틀과 워싱턴DC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주재 인도 대사도 합세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신속한 조사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특히 숨진 여대생의 할아버지(69)는 인도 현지 방송에서 미국 경찰관의 무감각한 말에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의 말 때문에 며느리가 트라우마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정보가 더 일찍 드러날 수 없었느냐"며 "어떻게 그들(미국 경찰)이 (가해) 자동차가 과속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인도 매체는 미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오더러가 변호사 흉내를 내느라 그런 말을 했다면서 악의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숨진 여대생은 2021년 인도 벵갈루루에서 시애틀로 유학을 떠나 정보시스템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고 올해 12월 해당 과정을 마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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