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에 UAW, 3개 공장 파업 시작…점진적으로 확대할듯
美재개 "바이든 親노조정책 탓" 비판…경합주 미시간 여론도 관건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동시 파업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이코노믹스)의 성과를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부터 시작된 UAW의 파업 탓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UAW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와의 단체협상이 시한을 넘김에 따라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주(州)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UAW는 향후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현재 3개 공장에서만 진행하는 파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례 없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8%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 경제가 악화했다고 느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재선의 디딤판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일반적인 여론은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확산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당장 재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최대의 재계 이익 단체인 미국 상공회의소의 수잰 클라크 의장은 이날 UAW의 동시 파업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노조 정책이 불러온 결과이고,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지난 4일 필라델피아에서 "나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친(親)노조적인 대통령"이라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NYT는 3개 주에서 진행되는 파업의 중심지가 미시간주라는 점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시간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신승한 곳이다. 파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찬반 여론이 급격히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현재 양측의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철도 파업의 경우 법적으로 백악관이 개입할 권한이 있었지만, 이번 파업에선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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