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유로 지역 재무장관들이 불안정한 경제전망과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유권자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하면서 정치적 극단주의가 득세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이날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서 역내 생활비 위기로 인해 극단주의 정당이 입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이 회의에 참석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 등 다른 참석자들도 이에 공감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독일 경제는 중국 경제의 부진과 숙련 노동자 부족, 인플레이션에 따른 내수 침체 등을 배경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는 ECB가 지난 14일에 10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직후 열렸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와 내년 유로 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독일 정부는 성장 둔화가 아닌 역성장을 반영해 올해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이레네 티날리 위원장도 이날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하면 "정치적 논쟁의 급진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내년 6월 유럽의회 선거로 인해 정치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ECB의 금리 인상 결정이 소비자 저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시그리드 카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고금리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예금 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얻는 데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각 기관과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기업과 가계에 가해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부족 사태 등 위기로 인한 지속적인 타격과 함께 미국이나 중국 기업에 비해 유럽 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실업률 6% 안팎 수준인 유럽 노동시장의 회복력이 낮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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