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력 외 전쟁 자원 말라붙어가…심판의 날 다가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전쟁 자원의 고갈 위기에 처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군 정보당국 수장이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의 키릴로 부다노프 국장(중장)은 1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열린 북러정상회담은 푸틴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다노프 국장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러시아가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다면 왜 러시아가 전 세계에서 자원을 찾고 있는가"며 "답은 명확하다. 더 이상 쥐어짜낼 게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인적 자원이 "질은 낮지만, 양은 충분하다"며 러시아의 여전한 강점은 '머릿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전쟁에 필요한 다른 자원은 고갈돼가고 있어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 경제는 2025년까지만 버틸 것이며, 무기 공급은 2026년, 또는 그 이전에도 말라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단편적'이라고 덧붙였다.
부다노프 국장은 또 지난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지지부진해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부정했다.
그는 대반격이 진행 중이며, 가을과 봄에 우크라이나 땅이 진흙탕으로 변해 진격이 어려워지는 '라스푸티차' 현상이 일어나려면 한 달 이상 남아 여전히 시간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초조해야 하는 쪽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라며 가장 중요한 자포리자 남쪽 축의 러시아군 1차 방어선에 이미 군데군데 구멍이 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의 육상 통로를 끊어내는 작전이 겨울이 되기 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는 대부분 자체 자원인 데 비해 우크라이나의 경우 외부 의존도가 커 자원이 부족해질 위험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태세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우크라이나 정부 일각에서도 나온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공급이 곧 말라붙어 반격 작전이 어쩔 수 없이 끝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부다노프 국장은 "누가 뭐라고 하든, 서방국의 창고는 완전히 텅 비지 않았다"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도 자체 무기 생산을 점차 늘리는 가운데 전선 너머 타격이 가능한 무인기(드론)와 장거리 미사일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순항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한 작전에서는 군사정보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드론을 활용한 작전의 3대 주요 목표로 러시아 방공능력 고갈, 러시아군 수송·폭격 기능 마비, 무기 등 생산시설 타격을 제시했다.
또 더 이상 '안전한 후방'이 없다는 인식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퍼뜨려 내부 동요를 키우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방해하는 등 심리전도 드론 공세의 이차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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