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A 향후 4년 임금 36% 인상 vs 사측 20%…트럼프, 파업 현장 방문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파업에 나선 전미자동차노조(UAW) 측이 아직 조합원의 10% 미만만 실제 파업에 동원 중인 가운데, UAW의 파업 확대 경고 속에 노사 협상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UAW 측은 파업 나흘째를 맞아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3사를 대상으로 파업 확대를 경고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협상이 지연될 경우 사측에 별도 통보 없이 노조원들에게 파업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사측이 요구사항을 존중하지 않으면 행동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UAW 측은 파업 직전이던 14일 자신들의 제안 이후 사측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UAW는 15일부터 미시간·오하이오·미주리주(州)에 위치한 3사의 공장 3곳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간 상태로, 파업 인원은 전체 조합원 14만6천명 가운데 9% 정도인 1만2천700명가량이다.
이는 UAW 측이 처음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는 대신 몇몇 공장을 시작으로 파업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사측에 따르면 UAW는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향후 4년간 임금 40% 인상을 요구하다 36%로 요구 수준을 낮춘 상태다.
다만 사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에 따른 고용 보장도 쟁점이다.
투자은행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들은 사측 안에 따라 각 업체가 4년간 부담할 비용이 7억∼12억 달러(약 9천252억∼1조5천860억원)에 이를 수 있고, 30% 중반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비용이 17억∼24억 달러(약 2조2천468억∼3조1천720억원)가 될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또 판테온 거시경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드슨은 UAW의 전면 파업시 이번 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1.7%포인트 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러한 가운데 스탤란티스 측이 이번 파업 시작 전 UAW 측에 노사 합의에 따라 미국 내 시설 18곳을 문 닫고 지난 2월 가동을 중단한 일리노이주 공장 한곳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양측이 이날 설전을 벌였다.
스텔란티스 측은 이에 대해 감원 목적은 아니라고 밝힌 반면, 페인 위원장은 사측이 공장 노동자를 협상카드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GM과 포드가 파업 여파를 이유로 파업에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은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해고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UAW 측은 이들이 해고될 경우에도 주당 500달러(약 66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파업의 정치적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가 열리는 27일 파업 현장을 방문해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미국 중산층 재건과 중국으로 빠져나간 제조업 귀환 등을 내세운 바 있는데, UAW 측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지지세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파업 139일째를 맞이한 미국작가조합(WGA)도 20일 노사 협상 재개에 나서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WGA 등 올해 대규모 파업이 이어진 가운데,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미국의 노동시간 손실이 410만 시간으로 2000년 8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았다. 올해 전체 노동시간 손실은 지난해 동기 636시간 대비 급증한 740만 시간을 기록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