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전자 부분에만 74조원 투자…집적회로·공작기계 기업 세제 혜택도 확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의 첨단 기술 제재 속에서 '기술 국산화'를 강조해온 중국이 지난해 연구개발(R&D)에 한화 550조원 넘는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과 과학기술부, 재정부는 전날 발표한 '2022년 전국 과학기술 경비 투입 통계'에서 작년 중국 R&D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3조위안을 넘어선 3조789억9천만위안(약 558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2021년 R&D 투자액보다 10.1% 늘어난 것으로, 연속해서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R&D 투자가 1조위안에서 2조위안이 되는 데 8년이 걸렸고, 2조위안에서 3조위안까지는 4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지난해 R&D 투자집약도(GDP 대비 R&D 투자율)는 2.54%(세계 13위)로 2021년에 비해 0.11%포인트(p) 상승했다.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R&D 투자집약도는 각각 2.2%와 2.7%다.
작년 중국에서 R&D 투자가 가장 많았던 부문은 4천99억9천만위안(약 74조3천억원)이 투입된 컴퓨터·통신·기타 전자 설비 제조업이었다.
전기기계·장비 제조업(2천98억5천만위안·약 38조원)과 자동차 제조업(1천651억7천만위안·약 30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구 유형별로는 기초 연구에 2천23억5천만위안(약 36조7천억원)이, 응용 연구에 3천482억5천만위안(약 63조원)이, 실험 발전 비용에 2조5천276억9천만위안(약 458조원)이 들어갔고, 모두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재정 지출은 1조1천128억4천만위안(약 201조8천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연구개발비와 첨단기술 관련 조세 혜택을 받는 기업도 16.3%와 11.7% 늘었다고 중국 정부는 설명했다.
뚜렷해진 첨단 반도체 경쟁 구도 속에 중국은 관련 R&D 세제 혜택을 더 늘릴 방침이다.
전날 중국 정부는 집적회로 기업과 공작기계 기업의 R&D 투자 금액에 대해 2027년 12월 31일까지 5년 동안 세액 공제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통상 R&D 투자는 회계상 비용으로 계상하고,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 입증되는 경우에 한해 자산으로 인정되는데, 새 조치가 적용되면 R&D 투자를 늘릴 경우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하는 금액이 늘어나 기업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 두고 '기술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실상의 법인세 감면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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