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질병 심각…연말까지 신생아 수천명 사망 가능성"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군벌 간 무력 분쟁이 5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 피란민 아동 1천200명 이상이 질병과 굶주림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 알렌 마이나 공중보건국장은 19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수단 내 피란민 거주 시설 9곳에서 5세 미만 어린이 1천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마이나 국장은 "해당 거주시설에는 남수단이나 에티오피아에서 온 피란민들이 머물고 있다"면서 "동일한 기간에 홍역 의심 사례 3천100건, 뎅기열과 말라리아 및 콜레라 의심 사례는 500건 이상 보고됐다"고 전했다.
함께 브리핑에 나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제임스 엘더 대변인은 수단 내 어린이들의 영양실조와 질병 상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엘더 대변인은 "매월 5만5천명의 어린이가 가장 치명적 수준의 영양실조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이들을 보살필 보건 기관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엘더 대변인은 연말까지 수천명의 신생아가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33만3천여명의 신생아가 수단에서 태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수천명은 사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수단에서는 지난 4월 15일부터 군부 최고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무력 분쟁이 이어져 왔다.
양측 군벌 사이에 지금까지 최소 9차례의 정전 합의가 이뤄졌으나 모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5천명을 넘어섰고, 집을 버린 이주민이 400만명 이상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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