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프라 콘퍼런스 우크라이나 특별 세션
우크라 건설협회 "건설 자재 부족…韓 기업 건자재 공급 희망"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우크라이나 도시) 부차가 완전히 파괴된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셨을 텐데, 지금은 이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건설협회의 올렉산드르 셰르박 본부장이 도로가 파이고 건물은 무너져 폐허가 된 부차의 풍경, 그리고 깨끗하게 도로와 주택을 정비한 최근 사진을 한 화면에 띄웠다.
19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 참석한 셰르박 본부장은 전쟁과 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우크라이나의 현재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폭격을 맞아 외벽이 파괴된 건물이 하나둘 예전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고 도로와 교량, 철로가 복원됐다.
GICC는 외국 정부·기업의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우리 기업에 사업 정보와 해외 발주처와의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올해는 우크라이나 특별 세션이 마련됐다.
복구 전후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한 셰르박 본부장은 "우크라이나에서는 건설 자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국이 자재를 공급해준다면 저희에게도 한국에도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통상 연간 연면적으로 따졌을 때 1천만∼1천200만㎡ 규모의 주택이 공급되는데, 지금은 전쟁으로 인한 파괴 탓에 3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 3분의 1이 파괴됐고,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이 주택 부문"이라며 한국 기업의 주택 시장 참여를 거듭 요청했다.
지난 13∼14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우크라이나가 싸우면서 건설하고, 건설하면서 싸운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방문 소감을 전했다.
원 장관은 콘퍼런스에서 "정부가 내년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예산과 전체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의 대폭 확대를 결정했다"며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보면, 우크라이나 관련 예산은 올해 629억원에서 내년 5천200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재건 관련 예산은 1천300억원이다. 내년 ODA 예산은 올해보다 2조원 증액된 6조5천억원이다.
원 장관은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에서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라며 "첨단 건설과 스마트시티, 친환경, 교통 등 미래를 향한 프로젝트들을 훌륭하게 이끌고 도와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우방국이자 재건사업의 허브 국가인 폴란드와 적극 협력하고 싶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심 있는 기업을 보증 제공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데우시 피오트르 코신스키 폴란드 국무장관은 "지난해 보증기관을 통해 15억달러(약 2조원)의 보증을 제공해 폴란드 기업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지원했다"며 "이달 8일부로 정부 보증과 관련한 약정을 개정해 보증 수준이 더 높아지게 될 것이며, 폴란드 기업이 해외 파트너와 협력하는 경우에도 보증을 제공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국 건설협회는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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