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우크라전 손실 규모 간접 증명"…양국 모두 기밀로 유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러시아군 전사자가 2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의 전사자 유족 증명서 주문량을 근거로 보도했다.
잡지는 러시아의 반정부 성향 탐사전문매체 '뵤르스트카' 기사를 인용, 러시아 당국이 23만 장의 전몰 군인 유족 증명서를 조용히 주문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전 참전 러시아 군인 손실 규모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노동·사회보장부가 국가 조달 사이트를 통해 전사자 유족임을 확인하는 증명서 제작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는데, 그 주문 수량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전사자 수를 의도치 않게 드러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노동·사회보장부는 75만7천305장의 참전용사 증명서를, 23만장의 전사자 유족 증명서를 주문했다.
노동·사회보장부는 2차 세계대전이나 다른 분쟁 참전 군인들과 전사자 유족들에게 사회보장제도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는 데 필요한 증명서를 발급해 왔다.
이번에 주문된 참전용사 증명서 가운데 60만 장은 국방부, 6만 장은 내무부(경찰), 1만 장은 국가근위대(내무군)에 각각 할당됐다.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군인들이 소속된 각 기관에 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사자 유족들을 위한 증명서는 20만 장은 국방부에, 3만장은 노동·사회보장부에 할당됐는데, 사회보장부 할당 몫은 정규 군인이 아닌 의용군 전사자 유족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뵤르스트카는 "주문된 증명서 수량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군인 및 전사자 규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전)에서 사망한 군인이 수천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들 증명서 주문량과 같은 간접적인 숫자는 더 명확한 그림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이같은 수치를 자체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19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전쟁 사상자 수를 기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부터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규모 반격 작전을 벌이면서 양측 군인 손실 규모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19일 발표한 전황 업데이트에서 개전 이후 러시아군 전사자가 27만3천460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군도 전쟁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지난달 중순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작년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군 사상자가 30만명,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20만명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에선 사망자 12만명, 부상자 17만∼18만 명이, 우크라이나군에선 사망자 7만 명, 부상자 10만∼12만 명이 각각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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