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英 망명생활 접고 내달 21일 귀국…총선 승리해 집권 계획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영국에서 '망명' 중인 나와즈 샤리프(73) 전 파키스탄 총리가 자국 경제가 망가진 데 대해 개탄하며 내년 초 총선에 참가해 승리,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총리직을 이미 세차례 지낸 샤리프 전 총리는 오는 10월 21일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겠다며 최근 귀국 시점을 발표한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런던에 머무는 샤리프 전 총리는 최근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시에서 열린 자당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PML-N) 당원대회에서 영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오늘날 파키스탄 총리는 이 나라 저 나라를 돌며 자금을 구걸하는 반면 (이웃) 인도는 달에 이르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열고 있다"면서 "왜 파키스탄은 인도가 달성한 위업을 해낼 수 없었는가. 누가 이에 대해 책임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인도가 지난달 달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3호를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시켰고 이어 이달 9일과 10일 G20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개최한 것 등을 언급하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는 어려운 처지의 파키스탄 경제상황을 개탄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1998∼2004년 재임)가 인도 총리였을 때 인도는 고작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외환보유액으로) 갖고 있었으나 이제는 인도 외환보유액이 6천억달러(약 798조원)로 늘어났다"고도 했다.
지난달 파키스탄 의회 해산으로 과도정부가 들어서기 전 집권했던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의 형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1990년과 1997년, 2013년 총리에 취임한 바 있다.
2013년 총선 승리로 세 번째로 총리직에 올랐지만, 2017년 7월 해외자산 은닉과 수뢰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평생 정치활동 금지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8년 지병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 후 이듬해 11월 치료차 영국으로 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형 샤리프 전 총리는 2017년 당시 군부와 사법부가 자신의 총리직 박탈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당시 네 명의 판사에 의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당시 육군참모총장인 카마르 자베드 바지와와 당시 정보국(ISI) 수장인 파이즈 하미드가 그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전) 대법원장들은 (전 육참총장과 ISI 수장의) 도구들이었다"면서 "그들의 범죄는 살인행위보다 더 막중하다. 그들을 사면하는 것은 이 나라에 정의롭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바지와와 하미드에게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파키스탄 국민을 경제적으로 비참하게 만든 그런 '인물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가오는 총선에서 PML-N이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전 측근 일부가 현 과도정부 요직을 차지하는 데다 PML-N이 의회 해산 후 90일 이내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정치세력에 동조하지 않는 것에 대해 파키스탄인민당(PPP)은 샤리프 형제가 강력한 군부에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총선은 내년 초 실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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