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유목적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 논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이민영 기자 = 중소형 증권사 다올투자증권[030210]의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20일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는 새 국면을 맞았다.
김 대표는 이날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대해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호는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양도, 자산 처분 등에 관한 내용이다.
김 대표 측은 지난 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했다.
이날 기준 김 대표의 지분은 7.07%에 달하며, 부인 최순자씨와 법인 순수에셋은 각각 6.40%, 0.87%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대표와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더하면 14.34%로, 1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25.20%)과는 약 11%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다올투자증권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으며 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7월에도 김 대표가 이 회장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그는 이를 일축했다.
당시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라며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김 대표는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와 지분을 10% 이하씩 나눠 보유하는 방식으로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금융 당국은 대주주 사전 심사 승인제도를 두고 금융회사를 인수하려는 대주주의 출자능력, 건전한 재무 상태, 신용 등을 심사해 금융산업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본인이 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10% 넘게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자본시장법에서 주요 주주는 특별관계자를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라 계산 주체로 돼 있어 김 대표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김 대표의 주식 보유 목적 변경 공시를 보고서야 상황을 인지했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공시와 관련해 김 대표 측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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