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프랑스 첫 국빈 방문…양국 유대 강화 기대

입력 2023-09-20 22:24  

英 찰스 3세, 프랑스 첫 국빈 방문…양국 유대 강화 기대
마크롱과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 헌화 후 엘리제궁 이동해 양자 회담
21일 상원 연설·22일 보르도 방문 등 일정 빼곡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즉위 후 처음으로 20일(현지시간) 2박 3일 일정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이날 오후 1시57분 파리 외곽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찰스 3세 부부는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가 미리 대기하던 벤틀리 차량에 탑승, 수십 대의 경호 차량·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며 파리로 이동했다.
찰스 3세의 공식 일정은 개선문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후 두 사람은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내려와 엘리제궁으로 이동, 양자 회담을 갖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찰스 3세의 초상이 새겨진 황금 메달과 1956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로맹 가리의 소설 '하늘의 뿌리'의 초판본을 선물로 준비했다. 이 소설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지구, 특히 코끼리를 보호하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초판본은 이 책을 포함해 85권만 남아 있다고 한다.
엘리제궁은 "이 선물은 생물 다양성을 위한 공화국 대통령과 찰스 국왕의 오랜 협력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회담 후 찰스 3세 부부와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으로 이동해 '거울의 방'에서 국빈 만찬을 갖는다.
엘리제궁은 과거 찰스 3세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두 차례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이곳을 만찬 장소로 택했다.
프랑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8천명의 경찰과 헌병대를 동원, 보안에 각별히 신경 썼다.
찰스 3세 부부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브렉시트 이후 껄끄러워진 양국 관계를 회복하고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즉위 1년을 맞은 찰스 3세가 국제 무대에서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애초 찰스 3세 부부는 올해 3월 프랑스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프랑스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히 벌어져 방문 직전 일정이 취소됐다.
영국 국왕의 프랑스 국빈 방문은 2014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2019년 왕세자 시절 노르망디 상륙 75주년 기념일에 맞춰 방문한 게 마지막이었고, 이번이 35번째 공식 방문이다.
찰스 3세는 21일 상원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현장을 둘러본다. 파리 외곽 생드니를 찾아 스포츠 협회 및 주요 인사들과도 만난다.
공식 방문 마지막 날인 22일엔 보르도로 이동, 영국·프랑스 장병들을 만나 국방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유기농 포도원도 방문한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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