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내 문제 아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르완다의 폴 카가메(65)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발간된 프랑스어판 '죄느 아프리크'(Jeune Afrique) 잡지와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 (내년 대선) 후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르완다 국민들이 나에게 보여준 신뢰에 만족한다"며 "나는 가능한 한 그들을 위해 항상 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내년 4선 도전은 대체로 예상됐지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그의 출마에 대해 서방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안하지만, 서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소수 투치족 반군대장 출신 카가메 대통령은 지난 1994년 4월 다수 후투족이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 80만여 명을 상대로 저지른 '르완다 대학살'을 종결짓고 르완다를 통치해오다 2003년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에 정식 취임했다.
이후 2010년 재선, 2017년 3선에 성공한 그는 2024년 대선부터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줄이면서 1차례 중임을 가능하게 2015년 개헌으로 2034년까지 권좌에 머물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카가메는 대학살 이후 괄목할만한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혼란을 잠재우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구사한 철권통치로 많은 비판도 받는다.
서방 국가들은 그가 독재정치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야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여긴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르완다가 "심각한 도전을 제기할 수 있는 어떤 야당 그룹도 금지하고 탄압하고 있다"며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내년 대선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도전자는 지난 5월 출마 의사를 밝힌 야당 민주녹색당(DGP)의 프랑크 하비네자 대표다.
하비네자 대표는 카가메 대통령이 98.63%의 득표율로 당선된 지난 2017년 대선에서 0.4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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