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근로자 권리 증진 파트너십' 체결…공조 강화 선언
바이든 "노조 참여 때 모두 더 잘 해내…양국, 생태계 보호 협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 브라질이 근로자 권리 증진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중인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근로자 권리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노동권 교육 등 공동 행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운송 서비스와 먹거리 배달 등 애플리케이션(앱)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일하는 인력의 근로 권리와 직업 안정성 보장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브라질 정부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서반구에서 가장 큰 두 민주주의 국가가 인권 옹호를 위해 서 있다"며 "여기에는 노동자의 권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하며 "우리의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근로자 가족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는 이어 "저는 양국이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서로 친구처럼 대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가 여기서 구축하는 동등한 파트너십은 두 나라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 이번 이니셔티브가 강제 노동, 아동 노동력 착취, 여성 및 성소수자에 대한 직장 내 차별 문제 등을 아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상의 이날 만남은 브라질이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의 '맞춤형 의제'로 브라질을 좀 더 자국 쪽으로 결속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직화한 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관계하게 될 때, 모두가 더 잘 해낸다"며 "미국과 브라질은 아마존과 라틴아메리카의 중요한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근로자 처우 개선과 아마존 열대우림 보전에 우선순위를 두는 '노조위원장 출신' 룰라 대통령의 노동·환경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앞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월 워싱턴DC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4월에 대규모 경제인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다자주의 강화에 의기투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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