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정책 핵심 '우군'…바이든 취임 후 백악관 8번 방문
파업 UAW, 재선 도전 마음 급한 바이든 지지 입장 계속 유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전미자동차노조(UAW) 노조 파업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의 친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UAW 파업을 맞아 가장 긴밀한 조력자 중 한 명으로서 바라 CEO의 위치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라 CEO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에 공식적으로 8번 방문했을 정도로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는 인사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한 핵심 의제로 밀어붙이고 있는 전기차 전환 문제에 있어서도 누구보다 발벗고 나서 자동차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문제는 파업 국면에서 이 같은 조력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부터 노조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며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2020년 대선 당시에도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친노조 이미지를 부각해 블루칼라 유권자들을 공략했다.
게다가 지지율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재선 도전을 노리는 현 시점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히려 노조의 지지가 한층 절실한 시점인 게 사실이다.
백악관은 일단 바이든 대통령의 '친노동자' 입장을 부각하며 이로 인해 기업 편에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상황이다.
로빈 패터슨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라며 "그는 중산층이 건강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중산층은 강력한 노조에 기반해 성장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UAW의 파업 시작 직후인 지난 15일 긴급 연설을 통해 "누구도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팬데믹 이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한층 적극적 태도로 임금 협상에 나서기를 촉구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파업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하더라도, 그는 자동차 업계 대표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203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모두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그의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들 업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바라 CEO는 바이든 대통령 뿐 아니라 백악관 핵심을 포함해 광범위한 인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한층 미묘하다.
그는 이달 초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과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GM에 입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조카인 미시 오웬스는 최근 이 회사의 글로벌 지속 가능 정책 이사로 새로 자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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