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모바일 차이 34만 명 불과…유튜브에 역전 위기 '초읽기'
네이버 웹 기반 검색 점유율도 7개월째 50%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국내 양대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의 대표 서비스인 네이버 포털과 카카오톡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1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천196만6천874명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인 구글 유튜브(4천162만7천75명)와의 차이는 33만9천799명으로 집계됐다.
MAU는 한 달에 1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한다. 올해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차이는 5개월 연속 감소하며 5월(50만7천487명) 50만 명대까지 좁혀졌고, 이후 7월(40만1천12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소치를 경신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내에 유튜브가 '국민 메신저' 카톡의 MAU를 추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20년 5월 스마트폰 양대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구글)와 iOS(애플)를 통합한 모바일인덱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국내에서 카톡이 수성해온 플랫폼 MAU 1위 자리를 외국 기업에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의 큰 요인은 30대 사용자의 선호 변화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연령대별 MAU는 10대 이하와 20대에서는 유튜브가, 30대 이상에서는 카톡이 1위인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 5·7·8월에는 유튜브가 30대에서 MAU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국내 음원 시장에서 최대 플랫폼인 카카오의 멜론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모바일 음원 시장 MAU는 1위인 멜론(677만2천905명)과 2위인 유튜브뮤직(603만9천715명) 차이가 73만3천190명에 불과했다.
월간 기준 두 플랫폼의 MAU 차이가 지난 7월(84만4천476명) 처음 100만명 아래로 좁혀진 뒤 격차가 더욱 작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유튜브뮤직 사용자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5.3%에서 26.1%로 높아졌다.
유튜브는 이미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총사용 시간에서는 카톡과 네이버를 앞지른 상태다.
지난달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튜브를 본 총사용 시간은 약 15억5천만 시간으로, 2위 카톡(약 5억2천만 시간)과 3위 네이버(약 3억5천만 시간)의 각각 3배, 4배에 달했다.
웹 기반 검색엔진 시장도 그간 국내 포털 시장의 절대 강자 네이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MAU 웹사이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인터넷 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웹 MAU 1위 네이버의 점유율은 지난 1월 64.5%에서 하락해 7개월 연속 50%대에 머문 반면, 구글은 30%대로 올라섰다.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은 카카오와 네이버가 국내 시장에 안주해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치중한 근시안적 경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네이버는 자사 상품·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로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포털 본연의 검색 서비스 개선이나 기술 개발보다는 이익 창출에 골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카톡뿐 아니라 뱅크·페이 기능까지 장기간 중단된 것이 고객 이탈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닌 '따라 하기'에 치중하면서 서비스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보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특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내놓지 못하고 유튜브 등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며 "트렌드를 먼저 읽지 못하고 서비스의 맵시가 점점 떨어지면서 사용자들이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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