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적 금리동결'에 유가 하락하고 금값 상승폭 축소

입력 2023-09-21 09:32  

연준 '매파적 금리동결'에 유가 하락하고 금값 상승폭 축소
유가 1%가량 하락…미 원유 재고 감소, 예상보다 적어
최근 과매수 상태…수요·공급 전망은 긴축 신호 여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국제 유가가 약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석유 수요도 위축시킬 수 있다.
금값도 연준의 소위 '매파적 금리 동결' 이후 상승 폭이 축소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92센트(1.01%) 내린 배럴당 9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81센트(0.86) 떨어진 배럴당 93.53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예상보다 적었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위험 회피 분위기에 따라 유가가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으나, 이날 종가는 올해 네 번째로 높다. 올해 3월 저점보다는 약 35% 오른 상태다.
파생상품 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연준 발표 이후 원유 가격이 떨어졌다며 재고 감소 규모가 작은 데다 연준 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오래 제한적일 것이라는 위험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공급 억제와 함께 미국과 중국 경제의 개선된 전망으로 지난 3주 동안 급등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며칠 동안 기술적 측면에서 과매수 상태를 유지해 왔다며, 이는 10개월 사이 최고 수준의 강세가 과도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브렌트유의 경우 가격 하락에도 14일 연속 기술적으로 과매수 상태를 유지했고, 이는 2012년 이후 최장 기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수요 및 공급 전망은 긴축 신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재고는 214만 배럴 감소했다.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비축량은 2천300만 배럴로 210만 배럴 감소했는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석유 컨설팅회사 리터부시&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에서 "추가 금리 인상, 달러 강세, 추가 유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5일까지 한 주 동안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210만배럴 줄어든 4억1천85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애널리스트들 상대 조사에서는 220만 배럴 감소로 나온 바 있다.
휘발유 재고는 83만배럴 줄어든 2억2천만배럴,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286만7천배럴 감소한 1억2천만배럴로 각각 집계됐다.
또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1.9%로 그 전 주의 93.7%에서 하락했다.
한편 금 가격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후 상승 폭이 줄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한 때 0.8% 상승하기도 했으나 현지시간 오후 3시 37분 기준으로 0.3% 오른 온스당 1,936.47달러로 물러섰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최근 금값은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 상황에서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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