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냥 "한일, 美와 보조맞추며 對中 공동대응 두드러져…3국 신뢰, 외부 힘에 흔들려"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오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고위급회의(SOM)에 대해 '어렵게 얻은 기회'라며 한국과 일본에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환구시보는 21일 사설에서 한·중·일 고위급회의를 향해 "3년 이상 중단된 3국 협력 메커니즘을 되살리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지역에 드리워진 신냉전의 먹구름을 어느 정도 희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신문은 "3국이 꾸준히 쌓아온 신뢰의 모멘텀이 최근 외부의 힘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동북아의 지정학적 지형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이 점점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3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역 정세의 안정을 유지하며 안보 딜레마의 위험한 길을 걷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3국은 주요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공고히 하고 외부 요인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을 거부하며 범안보적 이슈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경제·기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 중인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김없이 드러낸 것이다.
신문은 "3국의 복잡한 관계는 이 지역이 직면한 도전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동북아 전진의 발걸음은 '소집단'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소집단'은 미국의 동맹국 결집에 대한 중국식 비판 표현이다.
중국은 한미일 협력은 물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파이브 아이즈(미국 주도의 기밀정보 공유동맹) 등을 비판할 때 소집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환구시보는 "3국이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 이것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얻기 어려운 기회"라며 "일본과 한국이 어렵게 얻은 재시작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이번 고위급회의를 3국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차관보급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고위급회의에서는 3국 간 협의체 추진과 관련된 제반 사항, 3국 정부 간 협력 현황과 추진 방향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에서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외무심의관, 중국에서는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참여한다.
이번 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3국이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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