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 20∼40대 수백명 몰려…"연차 내고 왔어요", "중국 제품도 사용해봤지만…"
'아이폰 금지령·화웨이 7나노폰 선전' 분위기에도 애플 신제품 뜨거운 인기몰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년 만에 나온 아이폰 신제품이잖아요. 하루라도 빨리 사용하고 싶었어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중국 출시 첫날인 22일 오전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싼리툰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앞은 먼저 아이폰15를 받으려는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오전 7시 30분께 이미 수백명이 줄을 서 매장 문을 열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한 줄 서기로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없어 놀이공원 입구를 연상케 하는 지그재그 형태로 줄을 선 사람들이 매장 문을 열기만 학수고대하는 분위기였다.
연차휴가를 내고 왔다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등교 전 방문했다는 대학생도 있었다. 20∼4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대기 행렬 앞쪽에 위치한 한 중국인 남성은 새벽 1시에 나왔다고 기자에게 소개했다.
애플스토어 관계자가 나와 새치기하는 사람은 없는지 수시로 대기 행렬을 점검하는 모습도 보였다.
출근 전에 아이폰15를 받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리모(28)씨는 "온라인으로 예약한 뒤 아이폰을 받으러 왔다"며 "매년 새로운 기기로 교체하는 데, 안드로이드 시스템보다는 애플 시스템이 사용하기 편리해 아이폰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모(38)씨는 "직장과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모두 애플 제품"이라며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아이폰15를 사용하고 싶어 줄을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애플스토어 주변에서는 자신이 구입한 아이폰15를 다른 사람에게 웃돈을 받고 되파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공직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데다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기술 자립'을 했다는 최신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애국 소비' 열풍이 일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아이폰 사랑은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장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실제 중국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젊은 층의 경우 세 명 중 두 명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장 정보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17.7%), 비보(17.2%), 아너(16.4%) 등 중국 브랜드에 이어 15.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600달러(한화 약 80만원) 이상 고가 휴대전화만 놓고 보면 애플의 시장 점유율 67%로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15는 256G의 경우 6천999위안(약 128만원)으로, 베이징 대졸 직장인 첫 월급이 5천∼6천위안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가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아이폰이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말한다.
직장인 허모(30)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중국 브랜드를 사용해봤지만,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아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고, 직장인 쉐모(25)씨도 "아이패드와 에어팟 등 다른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이 제품들과 호환 문제 때문에 계속 아이폰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모(29)씨는 "아이폰이 비싸기는 하지만 사용하던 전화기 보상판매를 받으면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나머지 금액은 할부로 매달 200∼300위안만 내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중국에서 신형 아이폰에 대한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다.
베이징 현지시간 지난 13일 오전 1시에 진행된 아이폰15 공개 행사에 수많은 네티즌이 밤을 새웠고, 같은 날 오전 10시 기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애플 신제품 발표회'라는 해시태그(#)가 6억5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지난 16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 내 공식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15 시리즈 예약판매가 시작하자 1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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