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G20서 모디 인도 총리에 '캐나다 암살사건' 우려 표시"

"바이든, G20서 모디 인도 총리에 '캐나다 암살사건' 우려 표시"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캐나다에서 일어난 시크교도 암살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이 대(對)중국 견제의 핵심 국가인 인도와의 관계 때문에 전통적 우방국인 캐나다에서 발생한 사건에 소극적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알려져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G20 정상회담 때 있었던 일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서방국 지도자들은 이달 개최된 G20 회담 때 모디 총리에게 캐나다에서 일어난 시크교 지도자 살해 사건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와 함께 영국,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 정상들이 모디 총리에게 이같은 우려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캐나다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동맹들에게 "모디 총리에게 비공개적이지만 직접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6월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밴쿠버 외곽 시크교 사원 주차장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번 사안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살인 사건에 인도 정부가 개입한 증거가 있다고 강력 비난하고 인도 외교관을 추방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트뤼도 총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 등을 설득해 외교전에 나섰고 바이든 등 우방국 정상들도 이에 조응했다는 것이다.
트뤼도 총리의 '폭로' 이후 캐나다와 인도는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캐나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증거도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인도는 21일에는 캐나다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 미국 등 서방국들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 상태다.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에서 우군을 모으기 위해 인도의 마음을 잡으려고 부단히 애쓰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여름 모디 총리를 본국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여는 등 관계 개선에 정성을 들여왔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미국이 이번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는 시선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캐나다의 법 집행 절차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또 미국이 인도와의 관계를 의식해 이번 사안에 나서길 주저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미국과 캐나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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