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국민의 유별난 '달러 사랑'이 이웃 나라 칠레의 범법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일간 클라린은 23일(현지시간) 칠레 인터폴 통계를 인용해 칠레인이 해외에서 가장 많이 구금된 국가는 아르헨티나라고 보도했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구금된 칠레인은 모두 147명으로 2위 미국(101명)보다 50% 가까이 많았다.
이 같은 현상은 아르헨티나 국민의 달러 선호 때문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아르헨티나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가 칠레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 탓에 국민은 자국 화폐보다 미국 달러를 선호하고, 부동산 거래는 달러 현찰 거래로 성사된다.
다만 예전에도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에서 원정 범죄를 저지르는 칠레인이 적지 않았다.
과거 칠레 출신 범법자들은 대부분 소매치기 등의 잡범이었지만, 이후 '범죄 전문가'들로 형성된 조직범죄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촌의 저택이나 보석상 등을 표적으로 삼았고, 강도 과정에서 살인까지 저지르고 있다.
지난 20일 아르헨티나 경찰이 발표한 닛산 프런티어 SUV 차량 도난 사건도 10명의 칠레인과 한명의 아르헨티나 현지인으로 결성된 조직범죄단 소행이었다.
이들은 35일간 길가에 세워둔 총 16대의 SUV 차량을 훔쳐서 차량번호를 바꾼 뒤 파라과이로 보냈으며, 차 한 대를 훔치는 데 사용된 시간은 불과 1분 30초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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